[나눔 타임스 주필 강철근]
당신들의 천국
--제2의 삶을 살아가는 그대들에게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혹시 누구시죠?” 라고 질문하는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대들에게. 나는 내 주변의 노인 환자들에게 묻는다.
그것은 진정 당신들의 천국이냐고….
다름 아닌 노인들의 치매 이야기다. 죽음보다 더한 병이 다름 아닌 노인치매라는 괴물임을 사람들은 잘 실감하지 못한다. 자신을 완전하게 잊고 별천지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삶이다. 실로 동화 같은 삶이다. 나는 치매를 그야말로 복잡하고 힘겨운 세상을 벗어나서 자신만의 또 다른 세상을 구축해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천국이야기라고 믿는다. 아무도 몰라주는 자신만의 세상. 그들은 그렇게 이 세상을 빠져나와 자신만의 성 속에 갇혀서 세상을 바라본다. 아무도 모르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 거기에는 아무도 누구도 들어올 수 없다. 그들은 그 문틈으로 세상을 옅보고 있으며, 오직 자신이 허락하는 사람만 그 문안으로 들여보낸다.
치매는 무엇일까? 라틴어 de(없음)+ment(정신,의식)=dement→dementia(치매)
치매는 기억 및 인지능력의 심각한 손상이나 감퇴상태를 말한다. 과거에 노화는 곧 치매를 뜻했다. 그러나 요즘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치매가 발생하여 젊은이 치매도 많이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이제부터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한다. 이제는 치매가 먼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기 때문이다.
치매의 발생원인은 약 90여 가지의 다양한 원인으로 온다. 즉 노화가 원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단기적 기억장애인 블랙아웃과도 다르며, 가성(가짜)치매인 우울증과도 다르다. 치매의 가장 일반적 첫 번째 원인은 7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에서 기인한다. 서서히 다가와서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치매다. 초기단계에서 단기 기억력장애, 주의력 집중, 언어 기능, 실행기능 등의 장애, 만성우울증 등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는 혈관성 치매다. 전체 치매의 15-20 퍼센트를 차지한다. 뇌출혈 뇌경색 등 뇌의 혈관공급 문제로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과 과음 흡연으로도 발병된다. 초기부터 수족마비, 안면마비, 시각장애 보행장애를 일으킨다.
세 번째는 루이체(lewy body)치매. 전체 치매의 10퍼센트 정도. 루이체는 신경세포내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로, 이런 루이체가 대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이다. 환각, 환청, 섬망 등 심한 잠꼬대, 경직, 몸의떨림 느린 행동 등이 나타난다.
파킨슨은 루이체와 비슷하지만 치매는 아니다. 루이체 치매가 먼저 나타나고 파킨슨이 뒤따른다.
이제 치매의 증상을 조금 자세하게 본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인지능력저하 즉 기억력장애다. 조금씩 모든 기억을 뇌속에서 사라지게한다. 자신과 가족 모두의 기억을 지운다. 다음 시공간 장애. 방향감각과 쉬운 길도 못찾는다. 요양원 입소의 가장 큰 이유다. 그러면서 자꾸 나가려 한다. 자신만의 이유가 있어서 그럴텐데, 가족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행동심리적 증상인데, 망상과 환각이 가장 크다. 잘못된 내용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매우 주관적 생각에 빠져 형성된 믿음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은 인지기능저하를 급속하게 일으켜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거기에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 심해진다. 또한 망상적 착오가 일어나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실제와 다르게 인지하는 것이다. TV속의 사람이나 사건이 실제라고 착각하고 행동한다.
심지어 앞서 말한대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도 못알아본다. 거울을 비추면 그안의 자신에게 ‘누구시죠?’라고 질문하여 가족들을 슬프게 만든다. 다음 언어장애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등 자신과 타인의 모든 소통이 불가능해진다.
다음 우울증. 이에 대하여는 다음에 자세히 다룰 예정인데, 치매환자의 대부분이 우울증세를 가진다. 이것 역시 매우 위험한 증세다. 또한 무감동 증세인데, 정서적 표현이 고갈되고 주위에 대한 흥미나 관심이 사라지고 무관심, 무행동으로 나타난다.
초조, 반복행동, 과다행동이 나타나서 주변사람들을 놀래킨다. 옷을 과다하게 입거나 벗고, 야간에 거리를 배회한다든가, 다른 집으로 들어간다. 기타 너무도 많지만 줄인다.
중요한 점은 모든 치매는 이른 시기에 발견하고 집중치료하면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그 증세를 멈출 수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치매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에서 2008년부터 치매국가책임제를 선언하고,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지자체 모두가 나섰다는 것이다. 본인은 물론 그 가족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해서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어찌해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의 고통은 아무도 모르지만)
노인은 슬프다. 늙어서 슬프고 아파서 슬프고 힘없어서 슬프고 슬프다. 아무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해도, 노인복지 문제는 국가의 주요관심정 복지책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알아서 잘 살아야 한다는 것. 치매도 증세를 숨기지말고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훨씬 나아질 수 있다. 노인이지만 그래도 아직 할 일을 찾아 나서야지, 젊은이들이 보지 못한 것, 하지 못한 것, 알지 못한 것, 모두 찾아서 우리의 삶이 이런 것이라고 말해줘야지, 그래도 인생은 살만한 것이라고 말해줘야지..
허기사 요즘같아서는 나도 정말 치매에 걸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To be 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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