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는 파주

우리나눔신문 승인 2023.02.22 10:43 의견 0

저의 꿈은 교육자였습니다. 그러다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을 대표해서 학교를 상대로 어떻게 협상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배웠습니다. 7형제들과 함께 자라면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대화 나누는 것을 즐겼던 저는 봉사와 나눔의 삶을 좋아했습니다. 봉사 단체에서 활동하며 사람들과 어우러져 어려운 입지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이렇듯 단체를 위해 일하던 제가 8대 초선의원으로 당선 되었습니다. 이젠 지역을 대표하는 자리에 서게 된 제가 고통 받는 주민을 대변하며 늘 외치는 말이 있습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됩니다."

정치를 위한 정치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2010년 12월 31일은 파주 탄현면 지역의 소들이 살 처분 되는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구제역 살 처분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을 주기 위해 저는 주민들을 방문할 것을 제안받았고, 이에 저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걸음을 움직였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나요" 저는 한 기자 분에게 김낙인 이장협의회장과 황규철 주민자치 위원장을 소개하였습니다.

"두 형님(김낙인 이장협의회장, 황규철 주민자치위원장)께서 매일 자비로 초소에서 대기하는 분들의 간식거리를 준비합니다."

오전에는 초소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살 처분 농가를 방문했습니다. 축사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주인도 없었습니다. 한바탕 전국을 휩쓴 구제역으로 많은 이들이 피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소가 한 마리 한 마리 쓰러질 때마다 지역 주민도 함께 쓰러졌습니다. 저는 농민들의 슬픔을 함께 느끼는 듯했습니다.

"구제역 의심을 받은 소들은 일단 살 처분 됩니다. 일주일 후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음성이라면 멀쩡한 소를 죽인 결과이고, 양성이면 같은 축사에서 3년간 소를 기를 수 없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던 결국 소 주인은 견디기 힘든 일이죠. 거기다 대부분 어르신들이니"

저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주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힘내시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때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저는 텅 빈 축사를 보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늦은 오후 의원사무실로 가는 길에 교하지역 초소 4곳을 더 방문했다.

"공무원 인력이 모자라 인근 주민과 경찰, 봉사자들이 24시간 교대 근무를 합니다."

구제역 살 처분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주민들만이 아니었습니다. 살 처분을 하는 공무원도, 각종 방역을 담당하는 경찰이나 봉사자들의 표정도 무겁기만 했습니다. 소가 단순히 식용이나 농가의 업무를 하는 가축이 아니라 자식 같은 애착관계가 깊이 형성되어, 살 처분이 초상을 치르는 것처럼 괴롭다는 사실을 모두 마음 깊숙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8년 40.8㎢에서 2006년 29.7㎢로 수도권 도로 정체 현상은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교통혼잡비용은 2007년 14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자유로 서울방향의 정체 현상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12월 제2자유로가 개통되었습니다. 하지만 서울 성산지역까지만 연결되기 때문에 또 다른 병목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경기도 도지사 및 의원들은 수도권의 서울 진입 정체 현상을 해소할 유일한 수단으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사업을 꼽았습니다.

GTX는 속도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배출량은 승용차에비해 1/6, 에너지 소비량은 1/8에 불과합니다. 경기도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와 치솟는 에너지비용을 대체할 수단으로 GTX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정부 또한 녹색사업추진 차원에서 GTX를 친환경녹색교통수단으로 인식하고 국책사업으로 주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GTX가 이점이 많은 사업이라는 생각으로 노선 연장에 대한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현재 3개의 노선 중 킨텍스~동탄 구간을 파주까지 노선을 연장하는 안건을 두고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반대의견을 보이기도 합니다. "파주시 인구는 2000년 19만에서 2010년 현재 36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인구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도로개선 사업만으로는 정체 현상을 줄일 수 없습니다. 지난 60년간 서울과 근접해 있으면서도 파주의 개발이 잘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GTX가 파주에 들어온다면 산업단지와 거주지 개발에 큰 힘이 되는 새로운 발판이 될 겁니다."

GTX가 완공되면 파주에서 강남까지 20분, 서울 전역을 1시간 내에 도달 할 수 있어 지역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틈만 나면 찾는 곳이 있습니다. 운정3지구로 불리는 곳입니다. 운정3지구는 경기침체로 보상이 늦어지면서 2600여명의 토지주가 1조 2000억 원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3지구 주민들은 적은 보상이라도 하루 빨리 받기를 바랍니다." 저는 저의 절실한 마음을 주민들에게 전하였습니다. 주민들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따라 이주계획을 세웠습니다. 농민들은 새로이 터 잡을 농지를 준비하고, 기업들은 회사를 이전할 부지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LH공사의 보상이 차일피일 미루어지면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새로 준비한 농지와 공장 부지가 경매에 넘어 가는 일이 속출하였습니다.

저는 2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경제파탄이라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되었고, 현재 운정 1·2지구는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없는 반쪽자리 도시로 전락하게 된다며 우려를 표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파주에는 종합병원이 없습니다. 지역발전의 기본은 주거환경입니다. 도시건설 계획대로 하지 않으면 피해는 지역주민만 아니라 지역 전체 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현재 파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미래투자 가치가 가장 큰 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파주는 인천 공항과 항구, 서해 물류 이동이 원활한 지역으로 기업들이 터 잡기 좋은 곳입니다. 저는 통일이 된다면 파주라는 지역은 물류 이동의 중요한 통로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기반으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마지막까지 강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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