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공의 정치

우리나눔신문 승인 2023.02.10 10:07 의견 0
신현석 사회복지학 박사
협성대학교 복지서비스 경영대학원 조교수

대한민국에는 뱃사공이 많습니다. 다만 대한민국을 바다가 아닌 산으로 끌고 갈 뱃사공이 많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유능한 뱃사공이 없다는 말도 됩니다. 그런데 제겐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싶은 제법 큼지막한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현실 속에서 국민을 위한 위민정치의 방향키를 잡고 바람과 파도를 잘 활용하는 유능한 뱃사공인 국민들과 같이 꿈을 이루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고 기성에 잔류하는 정치와는 다른 차별화된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뱃사공 하니 이와 관련된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몹시도 추운 어느 겨울 날, 한 뱃사공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배를 저어 바다 멀리 나아갔습니다. 사방이 꽁꽁 얼어붙는 한겨울이었지만 힘겹게 노를 젓는 뱃사공의 얼굴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그는 속옷만 남기고 겉옷을 훌훌 벗어 던졌습니다. 그는 선창 안으로 뛰어 들어가 추위에 몸을 떨고 있는 아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얘야, 몹시 덥구나. 어서 옷을 벗어라!"

뱃사공은 아들의 겉옷을 훌훌 벗기고 속옷만 입은 채로 두었습니다.
끼익, 끼익..
노를 젓는 뱃사공의 온 몸은 또 다시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이제 그는 몸을 가리고 있던 한 장의 속옷마저도 훌렁 벗어던졌습니다.

"어유 정말 덥구나, 더워!"

다시 한 번 선창으로 뛰어 들어간 뱃사공이 이번에는 아들이 입고 있던 남은 속옷마저 홀랑 벗겼습니다.
끼익, 끼익..
뱃사공은 더욱 힘 있게 노를 저어 나갔습니다. 그의 몸에선 더운 김이 무럭무럭 솟아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저 불쌍한 어린 아들이 선창 안쪽에서 꽁꽁 얼어 죽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자기입장만 생각하는 한 어리석은 뱃사공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뱃사공처럼 정치인이나 종교인이 모두 자기입장만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은 대체 어떻게 될까요? 아들이 죽어가듯, 우리 국민들의 현실도 족족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닐까요? 너무나도 답답하고 우울한 현실입니다. 자기본위의 삶은 언제나 이기주의를 양산합니다. 그것은 타인을 섬기길 거부하고, 스스로가 낮아지는 것을 배척합니다. 또한 소신과 겸손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위주의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서는 좋은 향기를 뿜고 다니는 사림이 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정치인으로서의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없습니다. 저는 정치인으로서 이런 어리석은 뱃사공은 지양하는 바입니다. 차라리 자기의 옷을 벗어 아들에게 입혀주는 뱃사공이 되겠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소수의 좋은 정치인과 좋은 종교인들이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이 세상이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유능한 뱃사공이 되기 위해 저는 오늘도 묵묵히 제 소신을 다하길 원합니다.

뱃사공과 정치인

얼핏 보면 둘은 닮은 점이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안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 자신이 목적지로의 도달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내가 아닌 타인 즉, 국민이 지향하는 삶으로의 도달을 목적으로 저는 살아갑니다. 국민이 원하는 목적지로의 안내. 묵묵한 노젓기. 한 사람이라도 더 바래다주고 싶어 더 서두르게 되는, 그것이 바로 저의 일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성실한 뱃사공입니다.

저작권자 ⓒ THE NANUM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