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현석 (4)

4) 미군기지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해

우리나눔신문 승인 2023.02.10 09:36 의견 0

빛바랜 흰색 천막 속 붉은 색 붉은 띠로
파주시민의 미군기지 지원 특별법 연주회가 시작된다.
관객은 국회의원, 경기 도지사, 도의원, 파주 시의원
영문도 모르고 영문과에 진학한 학생들처럼 파주시민들의
물기 잃은 핏빛 빨간 신호등 없는 특별법 연주회가 시작된다.
나의 선창으로 내 현악기는 부딪힐 줄 모르나
줄은 끊어진 채
나는 스스로 몸 속 깊이 고개만 떨군다.
아, 불쌍한 파주시민이여, 내 사랑하는 형제 파주시민이여
관객은 다 나가고
천막 속, 추위에 썩어가는 서로의 몸뚱이를 부여잡고
미군기지 지원 특별법의 이름을 잊은 채
밤 그림자는 점점 깊어만 간다.

이제 열두 번째 막이 다시 올라
파주시민들의 연주 소리가 내 반 평 공간위에
무수히 쏟아지는 이 추운 겨울 밤
파주시민들의 외침이 내 뒤통수를 때리고
파주시민들의 심장을 누군가가 두드리면
아파하는 건
미군기지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거침없는 소리

이 밤에 성급한 별빛들도 박수를 함께 쳐가며
나의 깨진 얼굴 위로 내 육신은 허물어지는데
내일을 살아가야 할 파주시민들의 후세들을 위해
새로운 희망이 탄생된다.
미군기지 지원 특별법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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