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근 나눔타임스 주필]
트럼프가 만드는 미국과 세계질서 1
--트럼프의 관세정책과 글로벌 비전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
(Tariff-The most beautiful word in the dictionary)
트럼프는 말한다.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다”. 마치 과거 독일의 히틀러가 내세운 “나의투쟁(Mein Kampf)과 같은 맥락이다. 왜 관세가 지금 그토록 아름다운 것인지 생각해본다. 트럼프 취임 후 그가 내세우는 “아메리카 퍼스트”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정책을 분석해보면 모든 것이 다 내포되어 있다.
여기에는 지금 세상이 시끄러운 국제정치와 국제경제의 문제가 담겨있다. 왜 트럼프는 적대국은 물론 동맹국들과의 우호관계를 깨뜨리면서까지 무리한 관세를 상호관세라는 미명으로 선포했을까? 왜 관세선포일을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했을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스티븐 미란 보고서
트럼프 경제정책의 주도자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스티븐 미란 보고서”를 보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미국의 절박한 상황과 트럼프의 워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씽둥이 적자인 정부재정적자와 무역적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대하다. 이는 60년대 이래 공화 민주 당을 떠나 역대 모든 정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본질적인 문제다. 미란 보고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강하게 제시하여 트럼프 정부의 금과옥조가 되고 있다.
미국 정부재정적자 규모를 말해주는 미 국채가 24년말 36조달러에 이르고, 그 이자만 연간 1조 달러가 되니, 이는 미 1년치 국방비를 상회한다. 동시에 무역적자 규모는 1조 달러에 육박한다. 세계 GDP의 1/4을 차지하는 미국의 연간 GDP가 30조 달러인데,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수치다. 보통의 국가 같으면 벌써 디폴트(파산조치)를 내려야 할 상황이다.
여기서부터 문제다. 글로벌경제 시스템은 거시적으로 말하면, 전 세계국가들이 미국을 상대로 수출하고 미국은 수입한다. 미 달러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미국은 물건을 사들인다. 미국은 다시 달러를 찍어낸다. 모든 나라들은 수출해서 벌어들인 달러를 비축하거나 다시 미국의 금융자산(국채와 증시)에 투자한다.
달러화는 기축통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국 달러화는 기축통화라는 점이다. 그 옛날 봉건주의 시대의 왕은 화폐발행권과 초야권을 가졌다. 왕은 이 권한을 가지고 백성들에게 욕망과 공포를 적절히 활용하여 무소불위의 권한을 누렸다. 오늘날에는 이것이 안보와 경제권력으로 전환되어 사용된다.
달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통용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모두가 원하는 절대수요의 가치를 가진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달러화를 준비자산으로 보유해야한다. 그들은 달러보유고를 가지고 경제 펀더멘털을 가늠한다. 한국 같은 나라는 중앙은행이 90년대말의 외환위기 당시의 트라우마로 오직 달러만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브릭스 국가가 금 매집에 혈안인 것과 달리 한국은 유동성 문제로 금도 매집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달러화는 언제나 강세를 유지한다. 즉 모든 나라의 화폐에 대하여 언제나 고환율이며 굳건한 지위를 가진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한다. 달러 강세는 당연히 달러 고환율로 이어져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무역적자는 더욱 증가한다. 이는 또한 필연적으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미국 경제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마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이러한 악순환을 감내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지표에서 니타나듯 도저히 용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미란 위원장의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폭풍 관세
미란보고서는 더 이상 미국만 손해를 볼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미란 위원장이 내린 결론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폭풍 관세다. 미란은 관세라는 막강한 무기를 통해서 미국이 가진 위기상황을 헤쳐나가고자 한다. 무역적자와 고환율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