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근 나눔타임스 주필]
황의 법칙
그러면 엄청난 회오리 바람으로 강타당한 세계와 미국 증시 1위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입장은 무엇일까? 하루아침에 800조 이상을 날려버린 엔비디아와 그 수장 젠슨 황의 재산은 20%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201억달러(약29조원)에 달한다. 젠슨 황은 이번 딥시크 사태에 대하여 세상의 예상과는 달리 정말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중국 딥시크 충격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800조이상 급락했는데, 정작 엔비디아의 반응이 묘하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한 ‘훈련에서 추론으로’의 완벽한 예를 딥시크가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는 CNBC에 “딥시크는 탁월한 AI의 성과이자, ‘테스트 시간 확장 법칙’의 완벽한 예”라고 칭찬한 것이다. 그는 지난 1월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의 기조연설에서 ‘황의법칙(AI 확장의 3대 법칙)’을 설명하면서, 테스트 시간 확장(Test-time scaling)이란, 지난 6일 젠슨 황 CEO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1.7-10)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AI의 3번째 발전 법칙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첫 번째 단계는 대량의 데이터와 GPU로 AI를 사전 훈련하는 것이며, 사후 학습으로 특정 분야 성능을 끌어올리는 게 두 번째 단계이고, 그 다음 세 번째 단계는 AI가 주어진 과제를 단계별로 나눠 난이도에 따라 필요한 자원을 유동적으로 할당하면서 문제를 처리하는 단계다. 쉬운 업무에는 최소한의 연산 자원을 쓰고 보다 복잡한 연산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식의 판단을 AI가 스스로 내리기에, 어려운 문제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이를 다시 쉽게 설명하자면, 대학에서 보편적 지식을 습득하는 게 사전 훈련이며, 이후 취업을 위해 특정 분야 지식을 추가하는 게 사후 학습이라면, 세 번째 단계인 테스트 시간 확장은 직장에서 실무에 부딪혀가며 일머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젠슨황은 테스트 시간 확장 법칙을 통해 AI의 문제 해결(추론)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AI 비서가 일반화될 거라며 “엔비디아 컴퓨팅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젠슨 황의 독자노선
그는 트럼프에 대해서도 남다르게 대옹하고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정치 지도자들과 막강한 기업 리더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끼어보려고 난리법석인 가운데, 유독 젠슨 황만이 취임식 전날인 19일 엔비디아 베이징지사의 연례 춘제(음력 설) 맞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젠슨 황은 'AI의 발전'을 주제로 연설했는데, “매일 AI에 수많은 질문을 하고, AI를 멘토로 삼고 있다”며 “AI는 믿을 수 없이 놀라운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상에 스며든 기술이 됐다”고 AI의 효용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25년이 됐다”며 “지난 20여 년간 세계에서 위대한 시장과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현대화를 위해 함께 기여했다”고 중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젠슨 황 CEO는 앞서 지난 15일에는 엔비디아 선전지사의 연례 춘제 행사에 참석했고, 이어 17일에는 타이완 지사의 종무식에 참석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CEO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이 기간 중국 각지를 다닌 것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작된 중국으로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과 별개로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H20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해 왔다. 올해는 차기 중국 수출용 AI 반도체 'B20'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 수출을 동맹국에만 허용하고 중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에는 사실상 금지하거나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출 제한 기준을 높인 것이다. 엔비디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는데, 트럼프 2기, 미-중 무역 갈등의 중심에서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대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엔비디아와 한국기업
이제 딥시크의 도전으로 시작된 공룡 엔바디아의 응답은 세계의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없이 그 각축전에서 백척간두에 서있는 심정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다. 젠슨 황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기업들을 언급하며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과 세계 빅테크들과의 상호협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변수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젠슨 황의 친중국 행보와 반중국 정책노선의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설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체 그의 의중은 무엇일까? 중국 이민 귀화자의 아들로서 세계 1위의 기업을 이끈다는 당당한 자신감과 자부심의 발로일까? 아니면 빅테크 기업의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으로서의 고도의 전문성에 대한 오만함일까? 아니면 공화당 트럼프 정부의 독선에 대한 민주당식 정치적 반감의 발로인가?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 세계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우리 정치계만이 진흙탕 속에서 샅바싸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3부 끝)
전쟁의 서막 3
--강철근 나눔타임스 주필
황의 법칙
그러면 엄청난 회오리 바람으로 강타당한 세계와 미국 증시 1위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입장은 무엇일까? 하루아침에 800조 이상을 날려버린 엔비디아와 그 수장 젠슨 황의 재산은 20%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201억달러(약29조원)에 달한다. 젠슨 황은 이번 딥시크 사태에 대하여 세상의 예상과는 달리 정말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중국 딥시크 충격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800조이상 급락했는데, 정작 엔비디아의 반응이 묘하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한 ‘훈련에서 추론으로’의 완벽한 예를 딥시크가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는 CNBC에 “딥시크는 탁월한 AI의 성과이자, ‘테스트 시간 확장 법칙’의 완벽한 예”라고 칭찬한 것이다. 그는 지난 1월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의 기조연설에서 ‘황의법칙(AI 확장의 3대 법칙)’을 설명하면서, 테스트 시간 확장(Test-time scaling)이란, 지난 6일 젠슨 황 CEO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1.7-10)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AI의 3번째 발전 법칙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첫 번째 단계는 대량의 데이터와 GPU로 AI를 사전 훈련하는 것이며, 사후 학습으로 특정 분야 성능을 끌어올리는 게 두 번째 단계이고, 그 다음 세 번째 단계는 AI가 주어진 과제를 단계별로 나눠 난이도에 따라 필요한 자원을 유동적으로 할당하면서 문제를 처리하는 단계다. 쉬운 업무에는 최소한의 연산 자원을 쓰고 보다 복잡한 연산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식의 판단을 AI가 스스로 내리기에, 어려운 문제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이를 다시 쉽게 설명하자면, 대학에서 보편적 지식을 습득하는 게 사전 훈련이며, 이후 취업을 위해 특정 분야 지식을 추가하는 게 사후 학습이라면, 세 번째 단계인 테스트 시간 확장은 직장에서 실무에 부딪혀가며 일머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젠슨황은 테스트 시간 확장 법칙을 통해 AI의 문제 해결(추론)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AI 비서가 일반화될 거라며 “엔비디아 컴퓨팅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젠슨 황의 독자노선
그는 트럼프에 대해서도 남다르게 대옹하고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정치 지도자들과 막강한 기업 리더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끼어보려고 난리법석인 가운데, 유독 젠슨 황만이 취임식 전날인 19일 엔비디아 베이징지사의 연례 춘제(음력 설) 맞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젠슨 황은 'AI의 발전'을 주제로 연설했는데, “매일 AI에 수많은 질문을 하고, AI를 멘토로 삼고 있다”며 “AI는 믿을 수 없이 놀라운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상에 스며든 기술이 됐다”고 AI의 효용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25년이 됐다”며 “지난 20여 년간 세계에서 위대한 시장과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현대화를 위해 함께 기여했다”고 중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젠슨 황 CEO는 앞서 지난 15일에는 엔비디아 선전지사의 연례 춘제 행사에 참석했고, 이어 17일에는 타이완 지사의 종무식에 참석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CEO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이 기간 중국 각지를 다닌 것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작된 중국으로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과 별개로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H20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해 왔다. 올해는 차기 중국 수출용 AI 반도체 'B20'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 수출을 동맹국에만 허용하고 중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에는 사실상 금지하거나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출 제한 기준을 높인 것이다. 엔비디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는데, 트럼프 2기, 미-중 무역 갈등의 중심에서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대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엔비디아와 한국기업
이제 딥시크의 도전으로 시작된 공룡 엔바디아의 응답은 세계의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없이 그 각축전에서 백척간두에 서있는 심정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다. 젠슨 황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기업들을 언급하며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과 세계 빅테크들과의 상호협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변수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젠슨 황의 친중국 행보와 반중국 정책노선의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설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체 그의 의중은 무엇일까? 중국 이민 귀화자의 아들로서 세계 1위의 기업을 이끈다는 당당한 자신감과 자부심의 발로일까? 아니면 빅테크 기업의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으로서의 고도의 전문성에 대한 오만함일까? 아니면 공화당 트럼프 정부의 독선에 대한 민주당식 정치적 반감의 발로인가?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 세계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우리 정치계만이 진흙탕 속에서 샅바싸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3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