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말은 반쪽 말

우리나눔신문 승인 2023.02.06 09:38 의견 0

얼마 전 한 시민분이 제 이름으로 지어주신 삼행시입니다.

신 : 신중하게 지역일꾼을 하신다고 마음의 결정을 했습니까?
현 : 현재 결정한 마음은 현명한 판단이지요?
석 : 석류처럼 아름다운 열매가 열리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

제 이름을 통해 좋은 말씀을 전해주신 이러한 시민들이 있기에 제가 무슨 일이든 결정함에 있어 투명하고 확고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지역일꾼으로서의 경각심을 역시 갖지 않을 수 없는 게 아닐까요?

특히 지역 일을 하기 위해선 많은 것들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쪽의 말만 듣고 의정활동을 하는데 참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골고루 수용해야 더 바람직한 의정활동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고대 아테네의 3대 비극 작가 가운데 최초의 인물인 아이스킬로스는 이런 말을 했지요. '당사자가 둘이 있을 때 한쪽 말만 듣는 사람은 반쪽만 들은 것이다'고 말입니다.

사실 사람은 자신의 관점에서만 말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말을 합니다. 자신은 그것이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의 말을 다 들어봐야 합니다. 다른 한쪽의 형편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그에 대해 듣지 못한 경우 그것에 대해 불리한 결정을 내리거나 편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한쪽 말만 듣고 섣불리 결정하거나 상대방을 자신만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쪽 말만 듣고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것은 정치에서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연하고 있지요. 정치와 언론의 관계에서는 근본부터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아주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언론을 가리켜 사회적 공기라고 합니다. 이는 언론이 가능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정치에서 완전히 초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실을 비틀어 사회적 논란을 만들어 부추기는 일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이 아니라 기껏 자신의 주장과 주의를 펼치는 언론정치이거나,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인 기동을 하는 정치언론의 야비한 행태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치와 언론의 편향적 언어를 깨트리는 힘이 필요한데 그것은 깨어있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언어의 생산과 유통과정에 참여하고, 책임 있는 비판으로 이러한 세태를 견제할 때, 양쪽 말을 함께 들을 수 있어 진실을 오도하지 않는 미덕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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